[ 주말 ] - 110227

잭슨 홀 스노우킹 리조트 (사실은 그냥 앞마당 전경)

어쩌면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는지도 모른다. 지난주 정말로 오랜만에 LA 에서 와이프와 재회하고 돌아온 유타, 솔트레이크. 그렇게 일상은 반복되어, 솔트레이크와 잭슨을 반복하는 비행을 계속한다. 편도 330km, 서울-부산 직선 거리 정도를 매일 왕복중. 월화수목금토 계속되는 비행, 속에서 다른 신선함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주말은 잭슨이다. 잭슨에서 지내는 토요일 아침에서 월요일 오후까지의 2박 3일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일단 아무도 없는 공간, 주변도 조용하고 자연만이 나를 감싸는 공간. 정리와 준비를 하는 시간. 동시에 잠시 휴식도 해보고자 하는 시간. 잠시 안 보던 TV 도 켜보지만, 미국 TV 는 광고에 사람 질리게 하고, 역시 다시 컴퓨터 앞에 앉게 만든다.

매일매일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다수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요새 뭐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해야할 일, 현재 나에게 할당된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이 조금 떨어졌던건 사실이다. 매일매일 다시 다짐하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 가끔은 헤이해질 때도 있다. 어떤 회사나 조직에 속해있지 않은 신분이기에 조금은 더 헤이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내 자세를 가다듬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 미국 사람이 되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미국 사람 생활에 익숙하게 된건가? 샌드위치 먹으러 가서 서버하고 수다떨고, 슈퍼볼, NBA 올스타 경기 보면서 저녁을 (혼자) 보내고, 쌀밥보다는 서브나 샐러드+닭가슴살 정도로 식사를 해결할 때가 대부분이고. 점심 식사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면서 전자렌지를 애용한다. 다른 문화, 사고, 생활 방식들에 적응하면서 살아간다. 기숙사에서 지냈던 1년과 달리 밖에서 자율적으로 살아가면서 더 익숙해져간다. 물론 아직도 영어로 대화하면서 못 알아듣거나, 설명이 조금 부자연스럽거나 할 때가 많이 있지만, 오랫동안 대화하는 미국 사람한테 영어 잘 한다는 소리 들으면 그래도 좀 살다보니 익숙해지긴 했나보다 생각도 든다. (생각해보면 뭐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일 수도 있지만-_-)

역시나 싸이, 페이스북, 트윗 등등 이런거 떠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잠시 적어보고 생각을 정리해보기에는 내 홈페이지뿐. 아무나 읽던, 아무도 안 읽던, 신경 안 쓰는, 내 표현의 장. There's no restriction to represent myself here.



lono.pe.kr from 2001.04.24 by l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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