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 계획 ] - 090110

너무 바쁘고 정신없게 너무 많은 목표를 가지고, 내 에너지를 소진하면서 살아온 것 같다. 이제는 정말로 현재 시점의 목표 하나에 집중해서 부단한 노력을 다 해야할 타이밍.

[ 2009 계획 ]
1.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조절을 통한 몸 관리
2. 최선을 다해 비행 교육 받기

전년도에 너무 많이 떠벌여 놓은 것 같아서, 마음 속으로 간직하고 계속 이루어야할 계획이나 목표는 마음 속에만 간직하고, 굵직한 놈만 정리했다. 그리고 소소하게 작년에 못다한 파판1,2,7 클리어하는 것도 이루어야지;

새로이 등장한 비행 교육이라는 새해 계획.

그렇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운전하기 위한 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교육을 받고 나면 국적기의 조종사라는 직업으로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학술적, 직업적 경험을 모두 버리고 새출발을 하려고 하니, 사실 두렵고 떨린다. 어디선가 맨땅에 헤딩이라는 말 대신에, 생뇌로 헤딩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렇게 섬뜩한 도전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처음이라는 것은 두렵고 떨리는 법. 하지만 많은 기간 생각하고, 준비하고, 목표로 생각하고 설정하였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코딩은 취미로 하고 싶다라고 말하고 다닌 적이 있다. 뭔가 실력이 부족해서 하는 도망가는 변명으로 보일 수도 있었겠다. 나는 단지 돈과 관계된 스트레스 받게 되는 일은 따로 하면서,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의 일에서 받게 되는 극심한 머리 아픔에서 벗어나,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을 돈과 관계없이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생활을 상상해 본 것이었다. 물론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직업이 일치하는게 당연히 이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실제로 나처럼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직업을 갖으면서, 상당히 괜찮은 보상을 받고 생활을 영위하는 분들이 주변에 종종 있다. 하지만 일로서 다가오는 그 스트레스는 아무리 좋은 조건의 근무 환경과 대우라 해도 없어지진 않을 것만 같다.

누구나 같을 것이다. 일하면서, 생활하면서 스트레스와 불편함을 겪지 않기를 원한다는 것. (거짓말, 적게 겪기를 원한다는 것.) 많은 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지만, 난 다른 사람과 다른 방법으로 그것들을 해소하고 싶었고, 어떤 방법 하나를 결론으로 도출했다.

다시 한번 쓴 글을 읽어보니 비행 교육은 누가 시켜서 받는 것으로 인식이 될 것 같네-_-a 개인적으로 욕심이 너무 많아서, 두 가지 일 모두 오래전부터 관심있었고, 하고 싶어해왔다. 고등학교 졸업 때 공군사관학교로 진학했더라면 또 인생이 바뀌었겠지만, 컴퓨터에 관한 기술을 공부할 수 있도록 진학을 하였고 그것이 주 직업이 되었다. 그런데 왜 비행 교육을 받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을까? 여기에서 기술하기엔 너무 많은 요소가 있지만,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생각하기에 내 성격상 한 자리에 앉아있는 것보다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습성(?)이 있는 것 같아서, 영업이 나에게 맞을까, 아님 밖에 돌아다니는 어떤 일들이 좋을까의 고민도 많이 했었고, 상대적으로 얽매이는 스트레스가 적은 직업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 같다. 컴퓨터에 구속되지 않고, 사람들도 만나고, 다양한 문화도 경험해보고, 숨쉴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놓고 싶었던걸까? 참으로 설명하기 힘든 내용의 개인적인 생각들이다.

최근 몇달 동안에 현재의 직업군과 관련된 일 중에서, 내가 어떤 일들을 했는지 생각해볼까? 최신의 shadow map 기술을 개량하기 위해 매진도 하고, distance field 를 이용한 향상된 충돌 검출 기법도 만들어보았고, 스타를 각종 제약이 있는 네트워크 안쪽에서 플레이하기 위해 tcp/udp 포워딩을 동원해보는가 하면, 미라지폰에 myLG070 전화기를 사용하기 위해 전화 통신 패킷들을 캡춰해서 크랙, 일반인들을 위한 크랙 페이지를 오픈해놓기도 했고; 개인 홈페이지와 작업 사이트를 새로운 vm 서버로 옮기면서, 최근의 apache 모듈 설정들과, php 코드들을 다시 익혔으며, 미라지폰에 깔리지도 않는 아이나비 바이너리 고쳐서 실행시키고, 이전부터 만들어쓰던 웹사이트 이미지 퍼오기 프로그램도 개량했고, atlassian 의 협업 툴킷들을 수정, 설치, 운영 하고, 버그 리포트도 진행했으며, 며칠 전엔 VLC 에 스트리밍 할 수 있는 서버도 만들었구나. 여튼 컴퓨터 안에서 하고 싶은건 다 해보면서 살고 있었다 OTL

이렇게 써놓고 보면, 저걸 한두달 사이에 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너무 다양한 것을 하고 싶은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또 다른 시선에서 보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혹은 개발자로서의 역량을 계속해서 키워나가려고 꾸준히 노력을 해왔던 것 같다. 9년간 쏟아온 이 열정을 뒤로 한다는게 한편으로 아쉽다. 수년전부터 해왔지만 작년 하반기 더욱 열심히 Flight Simulator 를 플레이하면서 들인 노력이 과연 그만큼에 버금갈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9년만에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배운다는 뜨거운 벅참이 가슴에서 올라오는 기분이 그 사실들을 너무 쉽게 잊게 만들고 있다. (슬프기도 하다ㅜㅜ) 앞으로 3년간, 지난 9년간의 노력만큼의 노력을 더 기울일 생각을 하면, 목이 메이기도 하지만 잘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사실 2009년의 두번째 주말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아직 2008년의 일들을 다 정리하지 못한 것 같다. 특히 홈페이지 포스팅이나 내 1년간의 작업, 기록들을 정리하는데 있어서 느껴지는 부족함. 1월에 큰 일을 마무리하고 나면 더 부지런해져야지. 아니 내일 당장부터도 더 부지런해져야지. 위에 올려 놓은 사진처럼 새벽부터 일하고 퇴근하는 길에 볼 수 있던 땅으로 지는 해를 볼때마다, 매일매일 부끄럼이 없도록 후회가 없도록 열심히 또 열심히.

2009 계획을 포스팅한다는게 20대 후반들어 느끼는 직업관에 대해 상세히 서술해버린 것 같네. 너무 길어져서 사람들 다 떠나기 전에 이만 줄여야겠다-_-a


이희승 : 어이쿠 길어라~ㅋ (1001241810) x
likeblue : 한줄요약을.. 해 주세요-_= (1001241810) x
lono : 날러 갑니다 OTL (1001241810) x
neoevoke : 웬지 Pilot은 정해진 Rule대로 순간순간 반응하여 처리하면 되니... 스트레스가 적을 것 같아효. 하지만 장시간 비행이라든가... 꼭 그런거 같은건 아닌거 같기도 하고... -.-;; (1001241810) x
t9t9 : 인생을 나가는 모습이 멋지다~ (1001241810) x
lono : 사장님의 모습도 멋져요 ;_; (1001241810) x
lono.pe.kr from 2001.04.24 by l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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