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 속의 허우적거림 ] - 091022

아둥바둥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발악하고 있다. 매우 바쁜 어떤 상황에서 가끔 생각에 잠길 때가 있지 않은가? "갑자기 배가 고픈데, 오늘 저녁엔 뭐할까,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 1년, 10년 뒤에는 뭐하고 있을까" 와 같은 뚱딴지 같은 생각들. 그러다보면 전 우주적인 생각까지 할 때도 있다. 어떻게 보면 지구라는 땅 덩어리에서 정말 작은 존재로 기껏 120년 살아가는 동물에 불과한데 이렇게 복잡하고 머리 아프게 현대 사회를 살아가야 하나 하는 생각들. 어딘가에서 우리를 보고 단세포 동물이라고 비웃는 외계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맨인블랙 영화에서처럼 또 다른 더 큰 범주의 세계에서 외계인들이 우리 은하를 구슬 삼아 구슬치기를 하고 있지는 않을지. 사람이 만들어 놓은 mks 단위계 안의 구속에서 결정된 모든 사물의 정량적인 값들이, 다른 세계에서는 의미없이 작은 단위라거나, 큰 단위라면? 우리가 아는 물질의 최소 단위 원자(핵+전자)보다 더 작은 세계가 존재한다면, 지구는 우주에서 한낮 먼지 한톨에 불과하다면, 사람들의 세계관과 과학책들은 다시 쓰여져야 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인생, 삶을 복잡하게 살지 말고, 마음 편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돈과 명예를 쫓아 살지 않고, 자연을 벗삼아 스트레스 받지 않고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살아도 120년이라는 시간도 왠지 짧을 것만 같다. 난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OTL 결론은 현재 내가 아는 지식과 생각의 범위 안에서는 우주라는 큰 박스 안에서 나는 한없이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 자동차가 굴러가고, 사람이 뛰어다니고, 나무가 자라고, 눈에 보이는 모든 현상들도 별 감흥이 오지 않는 허무감.

요새 공부를 하다보면 자연 현상에 관련된 모든 것들이 수학적으로 서술되면서 이해가 명료해지고 편리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불확실해보이고 명료하지 않아 보이는 모습들 속에서도 규칙성과 수식으로 표현된 움직임이 관찰되는 것은 더욱 놀랍다. 물 위에 기름 한 방울을 떨어뜨렸을 때 빛이 반사되어 보이는 모습들을 수학적으로 분석, 연산하여 컴퓨터 그래픽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자연 현상을 기술할 수 있는 규칙과 방법들을 알려주는 수학이라는 학문의 위대함,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고나 할까.

공부하는 법을 잠시 잊었었나보다. 수학책을 뒤적이며 감을 살려보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또 잊고 있었다. 난 우주 속에서 허우적대는 하나의 세포 덩어리일 뿐이라고.


스톨전문 : 형 졸려죽겠음..ㅠ.ㅠ (1001241810) x
재지니 : 난 가끔 오빠 홈피를 보면 나랑 같이 살고있는 사람 맞나 싶어 (1001241810) x
lono : 스톨전문 / 맨 앞 자리는 힘든겨 OTL (1001241810) x
lono : 재지니 /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 '') (1001241810) x
쵸순_Infinity : 땅 덩어리가 왜 똥 덩어리로 보이냠... (1001241810) x
lono : 생각하는데로 보인다 ㅋㅋ (1001241810) x
lono.pe.kr from 2001.04.24 by l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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