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thod ] - 051030

사람들의 공부방법은 모두 틀리다. 달달달달 외우는데, 읽으면서 외우는 사람, 쓰면서 외우는 사람, 종이를 먹으면서 외우는 사람-_- 하여튼 다들 다양한 자신만의 방법으로 공부를 하는데, 각자 자신에게 적합한 최선의 방법을 찾았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이용하던 공부방법을 써보기에 앞서, 그냥 내가 살아가면서 생각하는 몇 가지의 의사 결정과정에서 중요 우선순위가 있는데, 첫번째는 시간, 두번째는 효율 두 가지가 먼저 얘기되여야 할 듯 싶다.

시간은 정말 중요하다. 내가 너무 바쁜척 하면서 살지는 몰라도, 시간 말고 눈에 보이는 재화들은 다른 방법으로 어떻게든 내 손에 쥘 수 있는 방법들은 많지만, 놓치게 될 것 같은 시간은 잡을 수 있는 때가 정말 한정되어 있다. 그럴 때에는 금전이든 어떤 노력이든 아끼지 않는다. 한 시간을 아끼기 위해 몇만원이라도 투자할 가치가 있다면 한다. 내가 기름값이 비싸도 차를 가지고 다니는 이유. 길에서 허송세월하며 보내는 시간이 너무 싫다. 지하철 타면서, 버스 타면서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여유를 갖고 뭔가 얻을 수 있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컨디션이 좋을때나 공부도 집중도 잘 되고, 평상시는 멍하게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다. 학교 한번 오가는데 왕복 4시간을 길에서 버릴 수는 없다. 2시간이라도 아껴서 차라리 편히 잠을 자더라도, 게임을 하더라도, 공부를 하더라도, 그게 더 이로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역적인 특성으로 더 얻을 수 있는 결과라면 출근길 정체를 피하기 위해 아침일찍 일어나 집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만큼 부지런해질 수 있는 side effect 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효율은 시간당 내가 얻을 수 있는 결과 정도? 단순히 효율을 높이는 것은 한가지 작업 혹은 일, 공부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TODO 에 대한 결합적인 효율이다. 결합생산함수의 무차별 곡선에서처럼, 한 가지 일에 몰두하여 내가 얻는 총 효용보다는 두 가지 일에 분산하여 얻는 총 효용이 더 크다. 물론 x 라는 일에 100을 투자하고 100의 효용을 얻거나 y 라는 일에 100을 투자하여 100의 효용을 얻을 때, x 혹은 y 에 대해 완벽한 결과를 얻었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저렇게 한 곳에 올인해야해서 완벽한 결과를 얻어야 하는 일들도 있지만, 대부분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선택의 문제에서, 나는 x 에 50, y 에 50을 투자하여, x 에서 80의 결과를 y 에서 80 의 결과를 얻기를 선호한다. 어떤 공부나 일이든 일반적인 평균수준까지의 결과를 얻어내기는 쉽다. 80에서 90정도의 수준까지 이루어내기도 쉽다. 하지만, 90에서 100까지에 이르는 완벽을 요하는 일이라면 그 전에 투자한 50만큼의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얘기가 나풀나풀 엄한데로 새고 있다.
난 저 시간 중요도와 효율 중요도를 고려하여 공부를 한다.

1. 일단 수업시간에 듣는게 중요하겠지?-_-
난 솔직히 중고등학교때 수능빼놓고 중간기말은 시험기간에 공부해본적이 별로 없다; 너무나 뻔한얘기라고 수업시간에 열심히 하라는 말로 들리겠지만, 시험전에 몰아서 하는것 대신에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한번 자체 해석을 하는게 효율적이다. 어차피 수업시간에 딴짓해도 집중해서 못한다. 차라리 공부하고 쉬는시간에 확실히 놀자.

2. 하지만 시험이 완전 암기과목이라면 대략 낭패.
작년 2학기부터 나름 터득한 방법이라면, 시험 볼 과목의 내용을 A4 종이 한장쯤에다가 기록한다. 단순히 요약이 아니고, 아는 것은 적지 않는다. 모르는 것만 적는다. 몇번 봤지만, 외워지지 않아, 시험전에 한번 더 보면 flash effect 로 마지막 봤던 것들이 눈앞에 더 잘 나타난다. 원래 난 암기를 쓰면서 하지 않는다. 국사든 세계지리든 난 눈으로 외운다. 단 반복한다. 그럼 머릿속에 남는다. 사실 종이가 찢어져라 쓰면서 암기하는 사람 이해가 좀 안 된다. 글씨 쓰면서 집중이 흐려질 것 같다. 그게 효율적이어서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게 안 어울리는듯. 여기서 말한 A4 한 두장의 페이퍼 만드는 것도 절대 외우면서 쓰는게 아니라, 그냥 옮겨 적는다. 그러고 시험전에 여러번 눈으로만 본다.

3. 결합효율이다.
절대 한과목에 올인하여 다른 과목이 빵꾸나는 일은 없도록 한다. 위에서 말한 효율의 예에 그대로 적용되는 케이스. 수업 100명 듣는 수업에서 10등부터 20등까지는 A0 다. 학점을 얻는 전략도 요령껏, 20등안에 들도록. 과락이 생기지 않도록 다른과목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사실 이건 질타를 받을 수도 있겠다. 인생을 왜 그렇게 사는가. 대충대충 주의 아니냐는 질타를 할 수 있겠지만, 초고학점을 받아서 신문에 나고 싶은 사람이 아니면, A+과 A-의 차이는 별로 없다. 누누히 말하지만, 이렇게 "어느정도"의 성과만 얻으면 되는 곳은 "어느정도"의 노력을 하지만, 정말 필요한 완벽한 것이 필요한 곳이라면, 당연히 "올인"이다.)

4. 모르는 것만, 이해 안 되는 것만 공부하자.
위에서 말한 페이퍼를 만드는 것도 모르는 것만 적는다. 아는것도 정리가 안 되면 시험에 꽝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정말 아는 것이라면 시험문제를 보면서, 그때 시험공부를 한다. 시험문제를 보고 시험공부를 하는 뚱딴지 같은 소리지만, 분명 미리 알고 있던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정리과정이 가능한 것이다. 모르는 것을 공부하기도 바쁜데, 아는 것 정리하는데 시간을 쓰는 건 아깝다.

사실 이번 중간고사 여섯개 시험중에 가운데 하루에 4개 시험이 몰렸었다. 완전 좌절 상태였지만, 결국 시험전에 한과목당 두세시간씩의 리뷰로 시험을 봤다. 결과는 나름대로 만족. 근데 엉뚱하게 마지막날 시험 하나는 나름 공부 많이 해줬는데 (암기라;;)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의 압박으로 그다지 90% 만족은 아니고 70% 만족쯤으로 떨어진듯.

난 6년전에 수능시험을 봤다. 지금은 오래전 일이 되어 말하지만, 수학이나, 과학, 영어는 공부해본적이 거의 없었다. 암기해야하는 사회탐구분야에 대한 공부 (물론 달달 암기가 아니라 눈으로 외우기), 그리고 언어는 내가 워낙에 언어감각이 딸려서 언어문제집만 수권을 풀어댔다. 결국 언어를 잘 아는게 아니라, 언어 문제를 잘 알게 되어서, 그나마 적당한 점수를 받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그렇게 해서 2,3,4교시 합쳐서 거의 만점을 받을 수 있었고, 언어도 105점 정도 받아서, 나쁘지는 않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때 언어 난이도가 극악이었다-_-) 결국은 몇군데 수시로 합격한 학교중의 하나로 오게 되어서, 의미없는 공부 결과가 되긴 했지만, 내 공부방법 결과물의 한 예로 기억되지 않나 싶다.

가장 좋은 건 각자에게 맞는 공부방법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내가 헛소리를 하듯이 글로 써냈지만, 이건 나같은 성격의 사람한테만 어울리고 다른 사람들에겐 잘 안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공부방법 말고, 시간과 효율에 대한 중요성 강조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내가 학교를 다니면서 회사를 간다거나, 프리랜서로 일을 한다거나 하는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엄청난 성공은 아니지만, 완전히 하나를 놓치거나 실패하거나 하지 않은 것은, 시간과 효율의 중요성을 나름대로 일찍 깨달아서 그런것이 아닌가 하고, 조심히 생각하고 있다.

이런 곳에 가고 싶다. 뭔가 평온한 아침의 기운이 감도는 곳. 됴쿄에서의 쌀쌀한 아침공기가 느껴지지만, 풍경은 좀 더 전원적으로 보이는 곳. 골목길에 한 할아버지가 나와 허름한 빗자루로 대문앞을 쓸고 있을 듯한 분위기. 여기는 나가사키 하우스텐보스. 가고 싶은 곳은 점점 많아진다. 후우(--)(__)


lono : 쓰고나서 보니 좀 길다...;;; (0510300344) x
미링 : 역시. 로노쿤은 대단해.. 그런데 이런 글을 쓰게 된 원인은..? (0510300546) x
likeblue : 에너지효율을 높혀봐-_- (0510310012) x
jjangtae : 로노군, 어제밤에 CSI.V 라스베가스 보는데 신참검시관이 로노군과 똑같이 생겼더군~! 나 두달남았어~!! ㅋㅋㅋ (0510310043) x
jjangtae : 그리고 RSS 만들어주시요~!! 히히 (0510310044) x
폐인의속도 : 내가 저놈과 수능 한달도 안남겨놓고 테크노마트에 가선 게임을 사왔다! (┓━) 어흥! (0510310053) x
: 말린거군아; (0510310112) x
lono : 누가 말렸던건지 기억이-_- 난 아마 포켓스테이션을 샀었지?-_- (0510311245) x
lono.pe.kr from 2001.04.24 by l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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